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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中企] 글로벌 50개국에 'K-뷰티' 수출길 돕는다


| 황종서 아시아비엔씨 대표
| 中유학생 돕다 화장품 유통업 창업
| 헤어·바디케어 자사 브랜드 론칭



미국·유럽·남미·중국·일본 등 전세계 50개국에 'K-뷰티' 화장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2016년 설립된 화장품 유통업체 아시아비엔씨다. 바닐라코·닥터자르트·이니스프리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웬만한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모두 아시아비엔씨 고객사다. 한때 취급한 브랜드만 200여개가 넘었다. 최근엔 샴푸·헤어오일·트리트먼트 등 자사 브랜드도 출시했다.

경기 광명시 광명테크노파크에 위치한 아시아비엔씨 본사에서 만난 황종서 대표는 "해외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급변하는 현지 화장품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이런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해 수출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가 화장품 유통업에 뛰어든 계기는 독특하다. 그는 대학 졸업후 화공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하며 비영리민간단체인 '중국어 자원봉사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주로 중국유학생과 이주여성의 정착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한국어가 서툰 한 중국 유학생으로부터 화장품을 구매대행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한 화장품업체에 연락해 500만원어치의 화장품을 떼왔고 유학생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유학생은 적잖은 규모의 화장품을 자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필요한 서류 절차를 알지 못했다. 결국 황 대표가 물량 모두를 떠안았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식 수출이 가능한 루트를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했다. 황 대표는 "당시 경험이 어찌보면 아시아비엔씨의 첫 수출"이라며 "이후에도 화장품 유통업무를 해보니 수익성이 나쁘지 않아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했다"고 말했다. 



대형 화장품업체와 달리 중소 브랜드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해외시장에서 광고·마케팅에 투자할 여건이 안된다. 대체로 제품 우수성만 강조하면 언젠간 팔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해다. 황 대표는 "우리는 사전에 꾸준한 인플루언서 홍보 작업과 글로벌 이커머스 입점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홍보 마케팅을 수행한다"면서 "각 국가의 인플루언서 풀을 확보하고 다양한 홍보 마케팅 행사를 기획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가수 출신 사업가이자 배우 채시라의 남편인 김태욱 아이패밀리에스씨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김 회장이 2016년 화장품 브랜드 '롬앤'을 론칭했을 때 중국·베트남·일본 등으로 수출을 도와준 회사가 아시아비엔씨다. 당시 롬앤 담당인력이 약 5명으로 소규모라 수출은 아시아비엔씨가 거의 전담했다. 아시아비엔씨의 지원 덕에 롬앤은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남미까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아이패밀리에스씨가 202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 전체 매출의 절반은 수출이 차지했다. 황 대표는 "브랜드사와 유통사가 협업할 때 마진을 놓고 갈등이 생겨 결별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극히 드문 모범사례"라며 "어려운 시기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시장에 'K-뷰티'의 수출길을 터주는 역할을 해오던 아시아비엔씨는 지난해 자사 브랜드를 론칭했다. 헤어·바디케어 브랜드 '오디드'와 스킨케어 '너리쉬' 등이다. 그동안의 노하우로 화장품 유통을 넘어 브랜드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오디드는 론칭 1년만에 올리브영과 말레이시아 가디언, 태국 이브앤보이 등에 입점이 확정되는 등 빠르게 성장중이다. 황 대표는 "올해엔 유럽과 남미 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2025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과를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방안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비엔씨는 2018년 매출 112억원, 2020년엔 600억원까지 성장했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지난해엔 매출이 407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해 7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0% 내외로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